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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영하의 바람 Sub-zero Wind, 2018 / GV

by ssong10 2019. 12. 20.

 

영하의 바람 Sub-zero Wind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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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19.11.14

감독: 김유리

각본: 김유리

배급: 영화사 진진

러닝타임: 110분

등급: [국내] 12세 관람가

 

/ 2019.11.27 판트스틱큐브 2D GV /

 

포스터 보고 좀 기대하고 갔는데,

이야기가 너무 힘들다ㅠㅠㅠㅠㅠ

보는 내내 괴로워하며 봤음ㅠㅠㅠㅠ

 

영화가 별로였다기 보다

이야기가 불편할 수 있는 내용이었음.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인 엄마와

그런 엄마와 7년 째 동거 중인 새아빠.

 

남들이 보기엔 단란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새아빠의 성추행과 그 일은 없었던 걸로 치고 다시

시작하자는 엄마의 말에 그런 건 없다고 말하는 영하.

 

새아빠가 7년간 "참아왔다"는 사실이 제일

화났는데, 초반부터 불안하던 시선과 스킨십들이

그 전조였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화를 참을 수가 없다.

그때 영하는 중학생이었거든요^^^^^

 

이 느낌, 설마 아니겠지- 하는 마음과

언제 간 벌어질 것만 같은 "사건"에 내내

마음 졸이게 만들어서 진짜 불편했음ㅠㅠㅠ

 

개자식 어떻게 성추행 후 첫마디가

"엄마한테 말하면 안돼"얔ㅋㅋㅋㅋㅋㅋ

남편과 이혼하고 어린 딸을 홀로 키우던

엄마가 "대외적으로" 자랑스러워 보이기 위해

목사라는 목표를 정하고 온 힘을 다하는 것-

 

이해는 되는데 그래도 딸한테

다 잊고 새로 시작하자는 말은 진짜 쫌ㅠㅠㅠ

 

영하에게 그 말 꺼낼 때 진짜 쌍욕 나옴ㅋㅋㅋㅋ

인간이 인간이길 저버리면 안 돼 진짜,,,

나는 영화 속에서 미진 캐릭터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가 제일 궁금했는데-

 

부모님 여의고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살고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음식을 얻어먹으며,

면전에서 대놓고 멸시하는 말을 듣기도 하고,

부모님의 보험금은 은숙(영하모)이 관리하는데

돈을 야금야금 빼 써도 화 한 번 못 내고

기도해 달라고 말하는 그 마음은 어떤 것일까.

이 영화 보고 옥수분 배우님 팬 됐음ㅋㅋㅋ

 

15살과 19살의 미진을 연기한 두 배우님이

연기를 너무 잘하기도 했지만, 주눅 들고 부조리한

언행을 당해도 싫은 소리 한번 못하는 미진의 캐릭터는

무슨 마음일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당당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영하와

아무 말도 못 하고 서 있던 미진의 모습은 정말 부모의

유무로 인해 눈치 보는 자와 아닌 자의 차이인 것일까.

다시 생각해도 너무 슬퍼ㅠㅠㅠㅠㅠㅠ

주인공 "영하"의 바람이라는 뜻과 낮은 기온인

"영하"의 바람이라는 중의적 의미의 타이틀은,

기형도 님의 중편 제목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들이 겪는 시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셨다고.

 

영하와 미진의 시선으로 보는 영화이기 때문에

집 나간 엄마를 용서하고 그리워하는 마음,

변명하는 이모에게 기도를 바라는 마음,

기어코 찾아와 눈물을 비치는 새아빠를 바라보는 마음,

아이들의 이런 마음들을 이해하는 것이

감독님에겐 중요했고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함.

 

어느 순간부터 엄마를 닮아가는 영하도

미진의 반응을 통해 어렴풋이 깨닫게 되기를 바랐고

미진이를 통해 영하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좀 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감독님의 마음이었다고.

 

영하의 바람은 단지 자기 옆에 누군가 있어주는 것,

그것 하나만을 바랐는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결국 어린아이들이 서로의 곁을 지켜주게 된다.

 

결국은 방치되어 쌓이고 외면해 왔던 것들이 터져

그 결과물이 영화 말미의 아이들의 모습이었고,

12세 영하가 짐과 함께 버려진 것이 그 시작이었음.

 

윤가은 유니벌스와 대척점에 서 있다고 생각되는 게,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정말 자비가 없다.

 

누구 하나 선의의 마음으로 다가오는 자가

없다는 것이 너무 현실 같고 싫었음.

 

아래는 감독님과의 GV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Q. 엄마가 가출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A. 예전의 방식으로 모른 척 아닌 척 덮어두려 했으나 영하는 no라고 사인을 보냈다. 영하가 새아빠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했다며 탓하는 순간 엄마는 심적으로 무너졌고, 그때 가출을 결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이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감정이다. 엄마 혼자 밥 먹는 장면이 그 마음을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Q. 엄마가 원하는 행복은 무엇이었을까?

A. 남들 보기 그럴듯하고 큰 문제없는 가정을 갖는 것은 엄마의 상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런 그녀가 움직이는 원동력은 종교였고 그래서 종교에 매달리게 되었던 것. 종교는 하나가 아니라 믿는 사람의 수만큼 존재한다. 믿는 사람의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너 잘되라고 하는 행동이야'라고 하지만 상대는 이해를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이러한 종교의 속성이 캐릭터의 부조리함에 영향을 끼쳤다.

 

Q. 촬영 시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

A. 영화를 찍을 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연기였다. 영하의 캐릭터와 비슷한 감수성을 지닌 친구들을 우선 캐스팅했고 때문에 경력이 많지는 않았다. 프리 프로덕션에서 콘티에 공을 들여서, 실제 촬영 때는 스탭들이 알아서 움직일 수 있도록 했고, 나는(감독) 배우들 연기에 집중하며 테이크 별로 모니터도 했다. 주연 배우들을 연령대 별로 각 3명씩 캐스팅하게 된 것도 독립영화에서 흔치 않다. 각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연민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만나는 것은 철저히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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